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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이야기

[회계] 회계 쪽으로 취업하려는데 어떤 성격이 중요한가요?

황사원 2018. 12. 30. 03:14

 많은 분들이 자소서를 쓰시면서 고민하는 게 있습니다.

 

"회계(재경) 부서로 취업하고싶어! 그러면 자소서를 써야지! 근데 성격을 적으라고? 뭐 적지..?"

 

여기서 사람들이 생각한 답은 딱 두갭니다. "꼼꼼함" "성실함"

 

그런데 과연 이게 자소서에 적기에 적절한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은 재경팀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전표를 검토하고, 승인하여 재무제표에 숫자를 더할 겁니다. 그리고 클릭 한 번으로 돈이 나갑니다. 그러면 성격은 어때야 하나요? 당연히 꼼꼼하고 성실해야죠. 어느 사장이 게으르고 덤벙대는 사람한테 회계 업무를 맡기고 싶어하겠습니까?

 

입장 바꿔서 생각해봅시다. 회사가 채용 공고를 올렸습니다. 내용을 보니 이런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급여 제때 지급"

 

그러면 여러분은 생각하겠죠.

 

"미친놈들 급여는 당연히 제때 줘야되는거 아니야?"

 

자, 보세요. 구직자 입장에서 회사를 결정하는데, 급여를 제때 지급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걸 적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러면 자소서 읽는 사람은 어떨까요? 회계 부서 사람을 뽑는 자리에서 당연히 갖춰야 할 성격인 꼼꼼함과 성실함을 적어놓으면, 의미가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남들도 다 적는 성격을 적는다면? 더더욱 의미없는 성격이 될 수 있겠죠?

 

 

 

사실 저도 취업하기 전까지는 이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소서를 쓸 때 항상 꼼꼼함과 성실함만 주구장창 적었습니다. 여러 경험들을 적어나가면서 왜 나는 꼼꼼한가, 성실한가를 적어나갔죠. 근데 취업하고 나서 일한 후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회계직에서 중요한 성격은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니 회계직에서 영업이나 개발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호기심이냐?" 하는 분들이 있을겁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호기심이란, "이걸 왜 이렇게 해야하지?" 하는 것입니다.

 

 

결재 받으려면 보고 해야지..

 

 

우선 호기심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보고 때문입니다.

 

직장에서는 보고가 기본입니다. 일의 방식을 나누자면, ①선조치 후보고 ②선보고 후조치 가 있습니다. 뭘 선택하든 어쨌든 보고는 해야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할 땐 무슨 이유가 있어야합니다.

 

선조치 후보고로 예를 들어봅시다. 타 부서에서 컴퓨터를 샀을 때 비품으로 처리했습니다. 나중에 컴퓨터가 고장나서 수리를 했습니다. 전표를 쳐야하는데, 해당 부서에서는 수선비로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수선비가 아니라 비품으로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해당 부서에서는 따지고 들었습니다. 그 말은 여러분의 상사의 귀까지 닿았습니다.

 

  상사 : 황사원씨, 이거 왜 비품으로 처리하라고 했어요?

 

여기서 뭐라고 하실건가요? 가령 이런 답을 했다고 칩시다.

 

  황사원 : 그냥 자산이 맞는거 같아서요.

 

죽겠죠 그냥? 그래서 뭐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다음과 같이.

 

  황사원 : 제가 자산 처리하라고 한 것은, 수리의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리를 맡긴거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컴퓨터 부품을 바꿨습니다. 기존 구형 CPU에서 신형 CPU로 바꾸고, 메인보드, 메모리 등 싹 바꿨습니다. 실질적으로 내용연수도 길어지고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건 자산처리가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상사도 별 말 없겠죠? 근거가 확실하니까.

 

 

결산 잘못하면.. 큰일나는거야 진짜..

 

 

다음으로는 올바른 재무제표를 얻기 위해섭니다.

 

전표는 보통 해당 부서에서 많이 쳐오는데, 대다수는 회계를 모르는 분들이 칩니다. 그러다보니 계속 재료비라고 하다가 소모품비 칠 때도 있고, 외주비인데 직접재료비라고 칠 때 등등의 일이 많습니다. 이걸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잘못된 계정으로 들어가게 되고 결산 결과도 달라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전표를 쳐오는 대로 꼼꼼하게 숫자 맞는지 확인하고 성실하게 승인해준다 한들,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됩니다. 계정과목을 꼼꼼하게 본다 하더라도 왜 그 계정과목을 써야하는지 이유를 알아야합니다.

 

 이런 일을 만들기 싫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건 외주비 같은데 왜 재료비라고 했을까?

이거는 뭐길래 재료비라고 하는거지?

이 숫자는 어떻게 도출된 결과인거지?

등등..

 

이런 과정을 거쳐야 차후에 결산을 하더라도 올바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결산 결과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도 역으로 추적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덤으로 일에 빨리 적응하는 부산물도 얻게 됩니다.

 

 

 

 

회계 부서에 있는 사람이라면 꼼꼼함과 성실함은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회계 부서에 어울리려면 적어도 전표를 보거나 문제가 있을 때 "왜?" 라는 말을 달고 사람 이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다른 부서에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근거가 생기고 일관성이 생깁니다. 그게 회계 정책이 되고 그 정책대로 회계 전표 승인이 이뤄지고, 결산을 하고, 올바른 재무제표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호기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다들 가지고 있는 성격 아니냐구요? 그건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읽고 괜찮다 싶으면 하트 뿅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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