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경력을 쌓기에는 어디가 좋은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회계 부서로 입사하고 싶어하는 취준생이라고 가정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취준생인 여러분 입장에서는 우선 입사부터 하고 싶으실겁니다.

 

일단 넓게 본다면 공무원부터 되고싶어하시는거 같구요, 그 다음 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순으로 이어지는 듯 합니다.

 

사기업만 따진다면 대기업 - 중견기업 - 중소기업 순이겠죠.

 

그러면서 동시에 고민하는 것은, '내가 나중에 이직을 할 수도 있잖아? 그러면 어디로 가야 경력을 쌓기에 좋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일단 제가 사기업에 근무중이기 때문에 사기업 기준으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은 사례를 잘 못봐서 ㅜㅜ..

 

 

대기업은 어떨까

 

외국계지만 대기업은 대기업이다..

 

 회계를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면 좋을까요?

 

경력 부분에서는 손해일 수 있고, 복지 수준에서 따진다면 이득입니다.

 

일단 대기업인 만큼 급여와 복리후생은 짱짱합니다. 왠만한 중견보다는 좋고 대다수 중소보다는 훨씬 좋은 수준이죠.

(중소에서는 복리후생 제공하는데 4대보험 회사부담, 정기검진만 있는 곳도 수두룩 합니다)

 

그런데 업무가 굉장히 단순하고 좁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대기업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내 규칙이 잘 정해져있기 때문에 체계를 좀 배울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회계 관련해서 경력직으로 이직한다고 하면, 이 체계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얼마나 많이 경험했는가. 이것이 중요한 것이고 이것이 경력입니다.

 

대기업은 규모가 큰 만큼 수많은 전표가 발생합니다. 그 전표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야합니다. 근데 다들 똑같은 계정을 관리한다면 비효율적이겠죠. 그래서 분업을 실시합니다. 누구는 외상매출금 담당, 누구는 매입채무 담당. 혹은 누구는 제일 밑에서 전표 처리 담당, 누구는 검토하고 결산분개 담당. 방식이야 다양하지만 여러가지 방식으로 쪼개어 일을 합니다. 운이 나쁘면 몇년동안 전표 처리만 하다 나올 수 있습니다.

 

모 회계사님을 만났을 때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제 아는 분이 대기업 XX에 회계 부서로 들어갔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했을 때는 굉장히 부럽죠? 근데 그 분은 굉장히 슬퍼하고 있어요. 왜그런지 알아요? 2년 동안 다녔는데, 전표 처리만 담당했다는 거에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몇년동안 취준을 했는데 들어간지 2년 동안 전표만 주구장창 본거에요. 그게 경력인가요? 지금 어쩌지도 못하고 있어요. 이직하자니 경력은 물이고 아는 건 없고.  나이는 차고."

 

다른 대기업 회사에 다니는 분과도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저는 CPA준비하다가 그만두고, 대기업 취준을 했어요. 그 결과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고, 잘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전 원천세님이 부러워요. 저는 입사해서 주임까지 되었는데도 제가 직접 세금 신고한 적이 없거든요. 전표랑 계약서 관련 내용만 많이 봤을 뿐이에요"

 

 

중소기업은 어떨까

 

어머나 내 연봉이 저기에?

 

 여러분이 그렇게 들어가기 싫어하는 중소기업은 어떨가요?

 

경력 부분에서는 애매하고, 복지 수준에서 따진다면 손해입니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복지는 진짜 쓰레ㄱ .. 아니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론 아닌 곳도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급여도 최저임금 근처이고, 상여가 나올까 말까 합니다. 회사에서 리조트 회사와 계약해주면 충성도가 높아질텐데 그런게 없죠.

(그래도 4대보험은 대다수가 해주므로 걱정은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중소기업은 여러가지 일을 해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은 있고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면 세금 신고자료를 직접 만들어서 신고 해볼 수도 있고, 회계 관련 판단을 직접 해서 각 부서에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담당하는 일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많이 알게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아 다양한 사례를 접하지 못합니다. 늘 발생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예외적인 사례가 적기 때문에 아는 것에 대해 한계가 발생합니다. 추후 경력을 적기는 하는데 예외사례를 많이 겪어보지 못해 물경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라면, 회계,세무사무소에 일을 맡기는 경우입니다. 그럴 땐 자료만 다 넘겨서 그 쪽이 일을 다 해주기 때문에 본인의 위치가 겨우 총무정도로만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너 이거해라, 저거해라 합니다. 재경팀인데 급여업무 본다고 4대 보험 일 시킬 수 있습니다. 돈 만지니까 비품 사라고 총무 일 시킬수도 있죠. 총무 일 하니까 비품 관련된거도 보겠죠? 그러면 시설 관리도 일부 할 수 있습니다. 진짜 끼워맞춰서 내 일이 됩니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보고 싶으시다면 '좆소기업'이라고 검색해보시면 많이 나옵니다.

 

중견기업은 어떨까

 

출처는 중소벤처기업부 블로그! 많은 정보 있으니 자주 들어가주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사례는 중견기업입니다.

 

경력 부분에서는 이득이고, 복지 수준에서 따진다면 애매합니다.

 

솔직히 급여는 정말 애매합니다. 중소에서 좀 벗어났다고는 하나 중소기업 만큼의 마인드가 남아있어서 최대한 돈을 안쓰려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복리후생은 중소에서 조금 더 좋아진 정도고, 급여도 조금 더 좋아지긴 합니다. 상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물론 대기업보다는 낮은 편인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성장률이 높은 기업이거나 상황이 좋은 기업은 직원들 교육도 시켜주긴 합니다.

 

일단 부서에 대기업보다는 사람이 적고 중소기업보다 사람이 많을 겁니다. 체계가 그나마 잡혀서 분업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부서마다 할 일이 정해지고 각자의 일에는 책임이 분명해지기 시작합니다. 부서 내에서도 할 일이 정해져있습니다. 사람은 적은데 일은 있기 때문에 세금신고, 일부 계정 결산관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므로 좀 더 다양한 사례와 예외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한 명은 부가세, 한 명은 원천세, 한 명은 결산 담당. 그 외 업무는 일부분씩 담당 하는 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천세 담당이구요, 지방세 중 주민세 재산분, 종업원분, 재산세, 법인균등분을 담당했습니다. 곧 있으면 취득세도 일부분 해보지 않을까 합니다.

 

제 소개를 적은 글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저는 18년 12월이 입사한지 8개월 즈음 됩니다. 그 사이에 수정신고도 해보고 원천세 신고, 지방세 신고 등 자료를 만들고 신고하다보니 자연스레 많이 알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임을 져야하고, 자주하다보니 기억이 더 또렷하게 납니다. 회계부서에서 일한 지 몇년 된 분들과 이야기해도 제가 더 구체적이고 많이 알고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물어볼 정도니 말 다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규모는요?

 

 "중견기업이 좋다면서요? 그럼 규모가 어느정도 되면 좋은건가요?"

 

 당연히 궁금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많이 생각한 부분이기에.

 

저는 일단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걸렀습니다. 경력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라 믿었고, 또 이직해서 다양한 기업을 돌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중견을 가야하는데, 규모를 어느정도로 잡을 것이냐가 중요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최소 1000억대 는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어느정도 회사 규모도 있고, 사람도 있고, 사수도 있을 것이고 체계도 있을 것이고 여러 사례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보다 작아도 괜찮긴 하지만, 작으면 솔직히 중소기업하고 별반 다를 것 없을 것이다라는 게 제 의견입니다.

 

 1000억대면 충분한거 맞아? 라고 한다면, 일단 제가 생각한 대로 취업해서 일해봤더니, 제가 생각한 그대로였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사람들과 많이 친해져서 상황을 들어보고 싶지만, 중견 기업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소통하기가 어렵네요. 일단 제가 경험한 바는 그러하고, 몇몇 분들도 동의하는 바는 약 1000억대였습니다. 그 이상이면 사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일에서 잡무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겁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겪고 들은 바를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현실은 다른데! 하면 저도 할 말은 없다만, 취준생 여러분들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하트(♡) 뿅뿅 부탁드립니다~